생태 탐방 연수

지난 8월 11일 금요일부터 13일 일요일까지 2박 3일동안 순천으로 생태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회 유아생태위원회에서 활동한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사 생태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도 너무나 미진합니다. 생태 활동은 연대가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일단 생태의 중요성과 함께 생태적인 삶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참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생태 활동가로 사는건 아니지만 남편은 오래전부터 생태 활동가로 산 것이나 다름없게 차를 없애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주 퇴근 시간엔 걸어서 집에 오기도 하는데, 생태위원이라는 난 그저 생태 생활을 흉내내기만 바빴으니까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처음에 생태 연수를 들을 때는 실천과 이론이 따로 따로 였는데 이젠 제법 차를 멀리하고자 노력하고 텃밭을 가꾸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음이 예전과는 다르게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4년부터인가 가톨릭 유아생태교사들을 위한 오르프 워크숍을 야외에서 진행하다가 어느날 문득 강의실에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자각과 함께 봄과 가을엔 강의실이 아닌 캠퍼스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바깥 환경에서의 워크숍을 낯설어 하면서 어려워했다는 것이지요. 일단 혼자서 잠깐 동안이라도 침묵을 지키면서 자연을 탐색하며 사색해보라고 했는데 그걸 지키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저 또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혼자서 걷는 것조차 익숙치 않아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 탐색을 어려워하는 것이 어쩜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뭔가 탐색하고 사유하고 발견하는 일에 익숙치 않은 교육 환경에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생활해왔으니까요.

이번에 유아생태위원님들과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순천으로 향하면서 얼마나 들뜨고 즐거웠는지요. 순천만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곳이라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었는데, 순천만 습지와 초록갈대들, 물위의 정원, 국가정원… 그리고 주변에 있는 선암사와 송광사도 들렸습니다. 늘 봄과 가을, 겨울에 방문했었는데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여름은 처음이었습니다. 늦가을의 정취와는 달랐지만 초록으로 뒤덮인 갈래 습지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역시 우리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갈 때야 비로서 우리 안에 숨어있던 ‘어린이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생태’라는 단어가 일상화되기도 했고 기후로 인해 생태 생활에 대한 인식이 세계인들 모두가 자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겨우 겨우 교육 과정안에 들어왔구요. 작년에 아르떼 연수 주제의 많은 부분이 ‘생태’와 관련된 걸 보고 많이 기뻤습니다. 드디어 문화예술교육안에 들어오는구나! 하구요. ㅎㅎ 20년전에 캐나다에서 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오신 이재돈 신부님과 생태교육을 위해 열심이셨던 수녀님들 그리고 유치원 원장님들을 중심으로 국내엔 이미 20년전에 참으로 일찍 생태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이젠 교육안에 들어오기까지 했으니 참으로 그동안 큰 일을 하셨다 싶습니다. 언제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힘들지만 결국 보람과 자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동안 많이 애쓰셨습니다. 이제 생태적 삶은 우리의 일상에서 너무나도 중요해졌고 저 또한 오르프를 기반으로 한 생태 워크숍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동네 ‘김포생태조류공원’에서 10월에 마을에서 관심있는 분들을 위하여 그리고 주변에 관심있는 선생님들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일정은 다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발견한 이현주 목사님의 생태적 삶에 대한 영성에 관한 글도 올렸으니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오늘도 생태적인 하루를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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